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 중 하나인 '2026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이하 서울푸드 2026)'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하며 대한민국 식품 산업이 나아갈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올해는 전 세계 49개국에서 총 1800개 기업이 참여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단순한 상품 전시를 넘어 K-푸드의 글로벌 진출, 지역 중소기업의 상생, 그리고 미래 푸드테크 기술이 총망라된 거대한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K-라이스푸드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다, '라이스쇼 2026'
이번 박람회에서 단연 돋보인 공간 중 하나는 제1전시장 2홀에서 연계 개최된 '2026 쌀가공식품산업대전(RICE SHOW 2026)'이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한 라이스쇼는 'K-RICE FOOD STARTS HERE'라는 주제 아래 46개 유망 쌀가공식품 기업이 60개 부스를 꾸려 참가했다.

전시장 내 주제관에서는 글로벌 식품 시장의 핵심 키워드인 글루텐프리(Gluten-Free)와 식물성 기반(Plant-based) 트렌드를 접목한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전통식품의 현대화를 시도한 다양한 떡류, 면류, 가공밥, 전통주 등이 국내외 바이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 품평회에서는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무총리상이 최초로 신설되었으며, 국산 쌀과 제주 쑥을 활용한 농업회사법인 우리식품의 '명미당 저당 제주쑥 밥알떡·인절미'가 영예의 첫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다채로운 신시장 발굴의 요람, 역대급 국외관 규모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국외관의 열기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해는 해외 288개사를 포함해 다국적 글로벌 바이어들이 방문하며 활발한 비즈니스 매칭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 독립 25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참여한 미국은 82개의 대규모 비즈니스 라운지 및 부스를 마련해 현지 트렌드와 유통망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스페인, 중국 등을 비롯해 카타르, 칠레,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바이어들이 대거 참여해 K-푸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떡볶이나 식물성 대체육 등을 시식한 해외 바이어들은 그 자리에서 맞춤형 소스 레시피와 패키징을 논의하는 등 구체적인 계약 추진에 나섰으며, 행사 기간 중 5000건 이상의 상담을 통해 약 6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출 상담액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맛을 글로벌 무대로, 지자체 공동관의 혁신 전략
전국 각 시도 지자체의 전폭적인 단체 참가와 톡톡 튀는 공동관 운영도 이번 서울푸드 2026의 핵심 관전 포인트였다. 기존의 단순 특산물 나열에서 벗어나 청년 창업, 맞춤형 인큐베이팅, 디지털 판로 융합을 내세운 지자체들의 혁신이 빛났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는 '경상남도 추천상품관'과 도내 19~39세 청년들이 이끄는 '경북청년창업기업 공동관'을 운영했다. 부스 참가비를 전액 지원받은 청년 기업들은 지역 전통 먹거리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퓨전 디저트와 간편식으로 바이어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대구광역시는 지역 공동관을 열고 떡볶이, 납작만두, 막창 등 대구 특색 메뉴를 앞세워 미국, 일본, 그리스 바이어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함께 국가식품클러스터 공동관을 꾸리고, 글로벌 유망식품으로 선정된 15개 기업의 건강기능식품과 수출용 K-푸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프라인 전시의 한계를 깬 사례도 돋보였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도경제진흥원은 10개 우수 식품기업 공동관 참가와 더불어, 소상공인 16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라이브커머스 기획전을 동시에 진행했다. 킨텍스 현장에서 B2B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실시간 판매를 병행하며 전시 효과를 극대화하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했다.

푸드테크와 스마트 농업, AI 컨버전스의 현장
전시장 7홀과 8홀에 마련된 '서울푸드 푸드테크관'과 '제10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 & 테크 컨퍼런스'에서는 K-푸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첨단 기술이 제시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이진규 교수가 이끈 세션에서는 원재료 수급 및 가공 단계에서 적용되는 AI 로보틱스 시스템이 집중 조명되었다. AI 비전 센서를 통해 원물의 숙성도를 파악하는 딥플랜트 김철범 대표의 K-불고기 스마트 숙성 기술은 인력난과 생산 단가 상승으로 고심하는 농축산 제조 업계에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민텔(Mintel)의 코맥 헨리 역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세분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AI 리테일 유통 모델을 구체적 지표와 함께 제시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역시 이 같은 K-푸드의 역동적인 진화에 발맞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개막 현장에서 "최근 K-컬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K-푸드와 같은 소비재 수출의 골든타임입니다. K-푸드 등 소비재가 수출 1조 불 시대를 견인할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정부가 밀착 지원하겠습니다" 라며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정경석 식품산업정책관 또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K-푸드 수출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권역별 전략 품목 다변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라며 글로벌 전략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